바둑이 산책 그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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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ara 댓글 0건 조회 71회 작성일 24-10-2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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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바둑이하는법 뜨거운 복간 요청이 이어져온 정소연 소설집 《옆집의 영희 씨》가 드디어 작가의 신작 단편들과 함께 새 짜임, 새 장정을 갖추어 래빗홀에서 두 권으로 출간된다. 그 첫 번째 책이 바로 《앨리스와의 티타임》이다. 2015년 발간된 《옆집의 영희 씨》에 수록되었던 10편의 단편과 그 이후 발표된 〈교실 맨 앞줄〉 〈계단〉 〈발견자들〉 〈스마트워치〉를 더한 총 14편이 두 챕터에 나누어 담겼다.​이 책에는 다중우주를 여행하다가 또 다른 버전의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를 마주쳐 차 한잔을 나누는 오후를 다룬 표제작 〈앨리스와의 티타임〉을 비롯해,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 된 외계인과 이웃하여 살면서 잔잔한 우정을 쌓는 〈옆집의 영희 씨〉, 우주인을 목표로 유년을 보내온 사람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를 얻게 된 뒤 자신의 장애를 전화위복 바둑이하는법 삼는 여정을 바둑에 비유한 〈우주류〉, 죽음과 삶을 발견하는 능력을 얻게 된 ‘발견자’ 지수가 먼저 각성한 애니를 찾아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발견자들〉 등이 한데 모였다.;​세계는 줄지어 선 작은 방과 같다. 조금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하나의 긴 공간 같을, 투명한 유리 벽으로 나뉜 작고 네모난 방들을 상상해보라. 보이지 않는 손잡이만 비틀어 열면 들어갈 수 있는 그 방들이 바로 우리가 우주라고 부르는 하나의 계이다. 그리고 내 직업은 바로 그 문을 열고 당신이 사는 세계, 내가 살지 않는 세계, 존 레넌이 살아있고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떨어지지 않은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p11​나는 언제나 누군가가 빈자리를 채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세계의 루트벤은 다른 사람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바둑이하는법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셸던 부인이 낯선 시공을 헤매며 만들어간 것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가 빈자리로 남은 세계가 아니었다. 언제나, 누군가는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문득 눈시울이 뜨거워졌다.p34​정연이 의자를 두 칸 올리고 반 바퀴 돌렸다. 의자에서 달칵, 틈이 벌어지는 소리가 났다. 지영이 흔들리더니 구름 속에서 착륙을 준비하는 빗방울처럼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은 본 적도 없을 우주 한복판에서 정연이 이처럼 흔들렸던 순간이 있었다. 정연은 잠시, 지영에게 저 틈 너머에 수많은 세계가 있다고, 지영도 원한다면 그 사이로 아득히 흩어지며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맞지 않는 세계에서 오랫동안 버텨온 지영이 얼마나 대단하고 대견한지 진심으로 칭찬하고 싶었다. 그러는 대신, 정연은 지영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한 번 바둑이하는법 더 말했다.“네 잘못이 아니었어.” 그리고 틈이 닫혔다. p64​사람이 죽으면 바다로 간다는 것은 새로운 것 없는 사실이다. 인구 밀집지에 인접한 해저에는 물에 녹은 탄소가 내는, 사이다 거품 같은 망자(亡者)의 잔여물을 부글부글 올려내는 기점이 있기 마련이다. 보통은 물속으로 꽤 깊이 들어가야 거품을 직접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심이 얕고 파도가 거의 일지 않는 바닷가에 커다란 덩어리 같은 잔여물이 떠다니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런 밀집된 잔여 에너지가 가까이에 모인 사람들의 에너지와 반응하여 림보를 만들어낸다. 가포에서 돝섬에 이르는 마산 앞바다는 우리나라에 있는 유일한 림보일 뿐 아니라, 그 상태가 안정적이고 선명도가 높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p111~112​수정은 영희씨가 마지막을 했던 말의 의미 역시 알지 못했다. 이별의 말이나 바둑이하는법 아쉬움은 표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먼지 낀 창틀에 매달린 전구들과 전혀 달랐던 빛의 잔상을 떠올리며, 자취방으로 돌아가다 밤하늘을 띄엄띄엄 장식한 별들을 올려다보며, 머리를 말리다 헤어드라이어의 열기에 뜨거워진 눈시울을 문득 손으로 덮으며, 수정은 그 말이 인사가 아니었으리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것은 수정의 손도 눈도 닿지 않는 세계에 있는 어느 위성의 이름, 그 위성의 표면에 솟아 있는 화산의 이름, 화산에서 우단처럼 솟아오르는 불꽃의 이름이리라 믿기로 했다. 그리고 가끔은, 그 아름다움이 아득한 어둠 저편에 숨겨져 있던 수정의 이름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남몰래,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다. p175~176​과학 잡지의 화사한 화보, 학교에서 빌려 온 과학소설, 달 유인 기지 건설 계획의 수립 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보고 싶어 투덜거리던 내게 어머니는 말했다.집중하지 않으면 바둑이하는법 바둑이나 인생이나 수가 나지 않는 법이다. 교만하면 길을 잃는다. 반상이 곧 우주다.p183​달에서 며칠을 지내는 동안 적잖게 마주쳤던 지구인들과 별반 다른 데가 없는 '언니'의 입을 통해 나도 모르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기묘한 느낌이었다. 언니에게 그때의 일은 선명하게 각인되어 지금까지 끝나지 않은 인생의 일부가 된 듯 했다. 기억하는 자의 확신과, 그 확신에 바탕을 둔 격렬한 감정은 칸막이를 넘어 나에게까지 전해져왔다. 언젠가는 설명을 원하게 되리라던 부모님의 말씀을 나는 마침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스므 살 지구인의 모습을 한 과거를 마주하고서야, 나는 나의 오늘과 내일을 받치고 있던 어제가 얼마나 모호했는지 깨달았다. p243~244​​저 틈 너머에 수많은 세계가 있다고,원한다면 그 사이로 아득히 흩어지며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이웃들이라면 익히 바둑이하는법 알고 계시겠지만다독하는 도서인플루언서이긴 하나 책에 대한 편식이 심하다. ㅠ.ㅠ​주인공 이름 외우기도 이젠 벅차고 긴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소설,그것도 SF소설을 읽을 엄두는 못 내고 있던 차에'앨리스와의 티타임', '옆집의 영희씨'라는 제목에 끌려리뷰어를 수락했다.​;은 절판 이후, 많은 독자 분들이 재출간 요청했던 ;의 복간본으로변호사이자 SF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소연 작가의 신간으로앞서 소개한 '앨리스와의 티타임', '옆집의 영희씨'외에도 12편의 단편이 실려 있었다.​SF소설은 거의 처음이라고 해도 무방해서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제목에서부터 느낌이 좋았던 '앨리스와의 티타임'은 그 어느 소설보다 신선했고다행히 읽는데 거부감이 없었던것 같다.​그동안 책으로 접하진 못했지만 '인터스텔라'를 포함한 SF영화는 종종 감상해 왔기에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저자가 안내하는 줄지어 서있는 작은방으로 여행을 떠났다.책에 소개된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작품들도 궁금해진다. 다음에 도서관가면 찾아보는 바둑이하는법 걸로 하고 다음으로...​비거스렁이.생소한 이 단어는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시원해지는 일.'이라고 한다.사춘기를 일찍 앓았던 그때로 나를 이끈다.주인공 지영과는 반대로교실에 있지만 아무도 나를 알아채지 못하길 바랬던 그때로...​그래. 많이 힘들었구나.소설속 담임선생님이 지영에게 머리를 쓰다듬으며해주신 말 한마디에 맥락도 없이 나도 눈물이 난다.그시절에 내게도 이렇게 말해주는 선생님이 계셨다면내 방황은 조금 더 일찍 끝났을런지... ㅠ.ㅠ​조금은 모호한 단편들을 지나 드디어 '옆집의 영희씨'를 만났다.채식주의자가 '영혜'라는 이름때문에 더 힘들었다면이번엔 '영희'라는 이름만으로 친근감 백배다.​철수의 영원한 친구로누군가는 가명이냐고 묻는 내이름이기도 해서...​그닥 스마트하지 않은 내가 스마트워치를 차는 날 가끔씩 생각날 스마트워치를 마지막으로 책을 덮었다.​가장 외로운 것,가장 진심인 것,가장 귀한 것을 모아 소설로 만들었다는 저자의 말이고스란히 전해졌던 '앨리스와 티타임'.​​​​​** 이 책은 출판사 바둑이하는법 인플루엔셜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책리뷰#앨리스와의티타임#정소영#과학소설#SF​​​